10년 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저는 마트에 갈 때마다 신기했습니다.
“미국은 우유도 싸고 고기도 정말 싸구나.”
큰 우유 한 통도 부담 없이 사고, 고기도 한국보다 저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만큼은 정말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실제로 살면서 장을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10년 전에 왔던 그 미국 맞아?”
이제는 고기 한 팩도 가격부터 봅니다
미국에 온 지 3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요즘은 마트에 갈 때 예전과 달라진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예전에는 먹고 싶은 고기가 있으면 그냥 집었다면 지금은 일단 가격부터 봅니다.
“오늘 꼭 고기를 먹어야 하나?”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우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가격 차이도 꽤 납니다.
조금 더 좋은 우유를 집었다가도 가격을 보고,
“우유를 꼭 이 비싼 걸 먹어야 하나?”
잠깐 고민하게 됩니다.
몇 달러 차이인데 뭐 어때 싶다가도 장을 보다 보면 그 몇 달러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고기에서 몇 달러, 우유에서 몇 달러, 과일에서 몇 달러….
카트에는 별로 담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계산대에 가면 금액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럴 때마다 미국 물가를 제대로 실감합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제일 많이 먹게 된 건 계란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살면서 저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계란을 정말 많이 먹습니다.
아침에 뭘 먹을지 모르겠으면 계란.
반찬이 마땅하지 않아도 계란.
간단하게 먹고 싶을 때도 계란.
냉장고를 열어보고 딱히 먹을 게 없으면 또 계란입니다.
계란이 거의 우리 집 비상식량 수준입니다. 😂
가끔 그런 생각까지 합니다.
“내가 한국에서 50년 넘게 살면서 먹은 계란보다 미국에 와서 3년 동안 먹은 계란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물론 진짜로 세어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제 느낌은 정말 그렇습니다.
미국에 와서 왜 이렇게 계란을 많이 먹게 됐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자주 먹는 계란 가격까지 올라가면 괜히 더 억울하다는 겁니다.
“너까지 비싸지면 나는 뭘 먹으라고?” 😅
$20가 그냥 $20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물건을 살 때마다 원화로 계산했습니다.
$10이면 한국 돈으로 얼마인지,
$20이면 얼마인지 머릿속으로 계속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계속 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달러를 원화로 잘 바꾸지 않게 됐습니다.
이게 편하면서도 조금 무섭습니다.
$20가 그냥 $20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가끔 원화로 계산해 보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잠깐만. 내가 이걸 이 돈 주고 샀다고?”
미국 물가에 적응한 건지, 제 돈 감각이 무뎌진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을 보러 가면 필요한 것부터 사고, 가격도 예전보다 훨씬 꼼꼼하게 보게 됩니다.
10년 전의 미국과 지금 내가 사는 미국
10년 전 미국에 왔을 때 저는 마트에 진열된 큰 우유와 고기를 보면서 미국 물가가 참 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여행하듯 잠시 바라본 미국이었고, 지금은 매달 생활비를 내며 살아가는 미국입니다.
그래서 더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 겁니다.
직접 살아보니 물가라는 게 단순히 물건 하나의 가격만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장을 보고, 외식을 하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결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알게 됩니다.
“아, 내가 진짜 여기서 살고 있구나.”
10년 전에는 미국 마트에 가면 물건이 크고 싸서 신기했습니다.
지금은 마트에 가면 가격표부터 보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래도 냉장고에서 떨어지면 또 사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계란입니다.

아마 다음 장보기에서도 고기는 한참 고민할지 몰라도
계란은 또 카트에 들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3년 가까이 살면서 달라진 게 참 많지만,
이렇게 계란을 많이 먹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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