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오기 전에는 미국에서 자동차가 이렇게까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를 타고 다녔지만, 차가 없다고 하루가 멈추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고, 가까운 마트나 식당은 걸어서 갈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미국에 와서 직접 살아보니 상황이 달랐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텍사스의 킬린과 하커하이츠에서는 자동차가 단순히 편리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왜 자동차가 필요할까요?
미국은 지역에 따라 생활환경과 대중교통의 차이가 큽니다.
뉴욕이나 시카고처럼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대도시에서는 자동차 없이 생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의 많은 지역처럼 주거지역이 넓게 퍼져 있는 곳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집에서 직장까지, 아이 학교까지, 마트나 병원까지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걸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도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집 근처에서 장을 보고 밥을 먹거나 약국과 병원에 가는 것이 비교적 쉬웠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우유 하나가 떨어져 마트에 가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자동차 열쇠부터 찾게 됩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일 생활하다 보니 그 차이가 정말 크게 느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장보기에도 자동차가 필요합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중 하나가 장을 볼 때입니다.
미국 마트에 가면 한 번에 며칠 동안 먹을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함께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 우유, 세제, 휴지처럼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건까지 사면 장바구니가 금방 가득 찹니다.
이런 물건을 들고 먼 거리를 걷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동차는 단순히 사람을 이동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미국의 생활방식과 연결된 생활도구처럼 느껴집니다.
대중교통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지역도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도 버스와 여러 대중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워낙 넓어서 지역에 따라 대중교통 환경의 차이가 큽니다. 제가 생활하는 킬린과 하커하이츠에서는 평소 버스를 자주 볼 일이 없습니다.
어딘가에는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지만, 일상생활에서 버스로 출퇴근하거나 장을 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생활을 자동차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다시 데려와야 하는 가정이라면 자동차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처음에는 세 식구가 자동차 한 대로 살았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저희 가족은 중고차 한 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 대로 세 식구가 모두 움직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살아보니 정말 불편했습니다.
한 사람은 일을 하러 가야 하고, 아이는 학교에 가야 하고, 장도 봐야 했습니다. 갑자기 볼일이 생기면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시간을 자동차 한 대에 맞춰야 했습니다.
누군가를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왔다가 다른 사람 때문에 다시 나가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많았고 길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몸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대로 느꼈습니다.
“아, 이래서 미국에서는 집에 자동차가 여러 대 있는 경우가 많구나.”
조카가 건넨 작은 소울 한 대
그러던 어느 날 조카가 자신이 타던 기아 소울을 저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500달러만 주고 가져가.”
저는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처럼 기뻤습니다.
“이게 웬 횡재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500달러만 주고 가져오기에는 너무 고마워서 조금 더 주고 감사히 자동차를 받아왔습니다.
조카는 새로운 테슬라를 샀습니다. 저는 조카의 테슬라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언제 저런 차를 타보려나….’
그때만 해도 정말 남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작은 소울 한 대가 제 생활을 바꿨습니다
제 자동차가 생기고 나니 생활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누군가 자동차를 가지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됐습니다. 장을 보고 싶으면 장을 보러 가고, 볼일이 있으면 제 시간에 맞춰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소울을 타고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달라스에도 가고, 오스틴에도 가고, 템플과 웨이코에도 갔습니다. 텍사스의 넓은 도로를 소울과 함께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비싼 자동차도 아니었고 새 자동차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자동차였습니다.
그 자동차가 저에게 준 것은 단순한 이동수단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 시간을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습니다.
자동차가 없으면 직장생활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차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직장생활입니다.
집 바로 옆에 자신이 원하는 직장이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길 수도 있고 근무시간과 대중교통 시간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아침에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일을 하러 가야 합니다. 오후에는 다시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사이에 장도 보고 병원이나 다른 볼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없다면 하루의 동선을 짜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살아보면서 자동차를 바라보는 제 생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동차는 단순히 좋은 차를 타고 싶어서 사는 물건만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가족의 일정과 직장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현실적인 생활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도 테슬라를 탑니다
저희 딸은 한동안 테슬라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엄마, 테슬라!”
“엄마, 테슬라 사고 싶어!”
매일 테슬라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조카가 테슬라를 샀을 때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언제 테슬라를 타보려나….’
그런데 지금은 저도 테슬라를 타고 다닙니다.
가끔 운전하다 보면 예전 생각이 납니다.
자동차 한 대로 세 식구가 시간을 맞춰가며 살았던 때, 조카가 “500달러만 주고 가져가”라고 했을 때 너무 좋아서 하늘을 날 것 같았던 순간, 그리고 작은 소울을 타고 달라스와 오스틴, 템플과 웨이코를 신나게 다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테슬라를 타지만, 그래서인지 그 소울이 더욱 고맙게 기억됩니다.
좋은 자동차라서가 아닙니다.
낯선 미국 생활에서 제가 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첫 번째 자동차였기 때문입니다.
미국 생활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있으면 편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직접 살아보니 자동차는 편리함을 넘어 일과 육아, 장보기와 병원 방문 등 하루의 생활을 이어주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자동차 한 대 때문에 가족의 하루가 달라질 수 있고, 제 시간을 제가 선택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자동차 한 대로 세 식구가 움직였습니다. 이후 작은 소울 한 대가 생기면서 제 생활은 훨씬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테슬라를 타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달라졌지만 그때의 작은 소울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저에게 그 자동차는 단순한 중고차가 아니라, 낯선 미국 생활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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