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산다고 해서 모든 영어가 자연스럽게 편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주문하는 일은 전보다 익숙해졌고, 바버숍에서도 손님들과 필요한 대화를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식당 예약이나 음식 주문 정도는 전화로 직접 합니다.
“Hi, I’d like to make a reservation.”
안녕하세요. 예약하고 싶습니다.
“I’d like to place an order for pickup.”
포장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이런 전화는 질문과 대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날짜와 시간, 인원수나 음식 이름을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덜 긴장합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주문 전화도 피했는데, 지금은 필요한 내용을 미리 생각한 뒤 직접 전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나 학교, 은행처럼 중요한 내용을 해결해야 하는 전화는 아직도 어렵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대신 전화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직접 하는 영어와 전화 영어는 달랐습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할 때는 상대방의 표정과 손짓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잘 알아듣지 못해도 주변 상황을 보며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화에서는 목소리만 들립니다. 상대방이 빠르게 말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면 대화의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한 문장을 놓치면 그다음 말까지 알아듣기 어려워질 때도 있습니다.
식당 예약이나 주문은 제가 예상한 범위 안에서 대화가 이어지는 편입니다. 반면 병원, 학교, 은행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알기 어렵습니다. 예약 규정이나 보험, 서류처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내용도 많습니다.
이름과 생년월일은 미리 준비할 수 있지만,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받는 순간 당황합니다.
‘날짜를 잘못 들으면 어떡하지?’
‘중요한 서류에 관한 설명을 놓치면 어떡하지?’
‘돈이나 병원 문제를 잘못 이해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실수하면 곤란한 전화는 혼자 해결하려고 무리하지 않습니다.
도움을 부탁하기 전 제가 준비하는 것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부탁하더라도 모든 일을 그 사람에게 맡기지는 않습니다. 먼저 제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예약을 원하는 날짜, 질문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병원이라면 어느 진료가 필요한지 적고, 학교에 관한 일이라면 아이의 이름과 학년을 알려줍니다. 은행에 문의할 때는 궁금한 내용을 짧게 정리합니다. 통화가 끝난 뒤에는 날짜와 시간, 준비해야 할 서류를 다시 확인합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대신 전화해 주는 사람도 상황을 빠르게 설명할 수 있고, 중요한 내용이 빠질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제가 부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Could you call for me, please?”
저를 대신해서 전화해 주실 수 있나요?
“Could you help me make an appointment?”
예약하는 것을 도와주실 수 있나요?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미국 생활에서 배운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간단한 전화부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전화 한 통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영어 전화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분명히 다릅니다. 전에는 전화가 오기만 해도 긴장했지만, 이제는 식당 예약이나 음식 주문은 직접 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아직 중요한 전화까지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모든 전화를 피하던 때에서 한 단계는 앞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생활에 적응한다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영어를 완벽하게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전화는 직접 하고,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일은 도움을 요청하면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목표는 모든 전화를 한꺼번에 혼자 해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전화의 범위를 어제보다 조금씩 넓혀가는 것입니다.
아직도 중요한 전화 영어는 무섭습니다. 그래도 식당에 직접 전화해 예약하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저도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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