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 운전할 때 저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도로는 넓었지만 한국과 다른 교통 규칙이 많았습니다. 영어 표지판을 빠르게 이해해야 했고,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도 판단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운전에도 조금씩 적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신기했던 네 가지가 있습니다.
신호등 없이 순서를 지키는 4-Way STOP
미국 주택가에는 골목마다 STOP 표지판이 많습니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교차로에서는 신호등 대신 STOP 표지판으로 통행 순서를 정합니다.
네 방향 모두에 STOP 표지판이 있는 곳을 4-Way STOP이라고 합니다.
먼저 완전히 멈춘 차량이 먼저 출발하고, 두 차량이 동시에 도착했다면 일반적으로 오른쪽 차량이 먼저 갑니다. 맞은편 차량과 동시에 도착했을 때는 좌회전 차량이 직진 차량을 먼저 보내야 합니다.
처음에는 신호등도 없는데 운전자들이 도착한 순서를 기억하고 차례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한 대가 지나가면 기다렸다가 다음 한 대가 가고, 또 기다렸다가 한 대가 갑니다. 이 순서를 너무 잘 지키는 모습이 놀라웠고, 경적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속으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마음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기다렸다 갈까?’
‘모두 마음이 급하면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지만, 대부분 먼저 온 차량을 보내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신호등이 없어도 서로 약속을 지키면 교차로의 질서가 유지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TOP은 속도만 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정지선 앞에서 차를 완전히 멈추라는 의미(Complete Stop)입니다.

좌회전 화살표가 없어도 차분하게 기다렸습니다
좌회전 화살표가 없는 교차로도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신호 없는 좌회전은 제게 정말 신기한 장면이었습니다.
초록불이 켜져도 좌회전 차량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맞은편 직진 차량과 보행자를 먼저 보낸 뒤, 안전한 간격이 생기면 좌회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뒤에서 기다리는 차가 신경 쓰여 마음이 급했습니다. 하지만 뒤차를 의식해 서두르는 것보다 안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일도 거의 없어서 더 놀랐습니다.
좌회전 신호가 없어도 서로 양보하며 움직이는 모습에 감탄한 적도 있습니다.
중앙선이 없는 주택가 골목
미국 주택가에는 중앙선이 없는 좁은 도로도 많습니다. 길가에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으면 맞은편 차량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천천히 지나가야 합니다.
중앙선이 없다고 도로 가운데로 마음대로 운전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오른쪽으로 주행하면서 주차된 차량과 반대편 자동차를 살펴야 합니다.
중앙선을 넘어 지나가는 차를 본 것도 제게는 신기한 장면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중앙선은 넘지 않는 선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는 낯설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본 장면일 뿐, 따라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차를 어느 위치에 맞춰야 할지 몰라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골목길에도 익숙해졌습니다.
경찰차 옆에서 차선을 비켜 가는 Move Over Law
미국에서 운전하며 제일 신기했던 장면을 하나만 꼽으라면 경찰차 옆을 지나는 차들입니다. 경찰차가 서 있으면 다른 차들이 한 차선 옆으로 비켜 가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도로 가장자리에 경찰차나 구급차, 소방차가 경광등을 켜고 정차해 있으면 다른 차량들이 옆 차선으로 이동합니다.
이것을 Move Over Law라고 합니다.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면 긴급차량과 가까운 차선을 비워주고, 차선 변경이 어렵다면 충분히 속도를 줄여 조심해서 지나가야 합니다. 도로에서 일하는 경찰관과 응급요원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입니다.
뒤에서 경찰차나 구급차가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고 접근할 때는 주변을 확인한 뒤 도로 오른쪽으로 이동해 길을 비워주어야 합니다.
무서웠던 미국 운전에도 적응했습니다
처음에는 STOP 표지판에서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 좌회전 화살표가 없을 때 언제 움직여야 하는지 몰라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STOP 표지판 앞에서 완전히 멈추고 도착 순서를 확인합니다. 좌회전할 때는 맞은편 차량과 보행자를 살피고, 긴급차량이 정차해 있으면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속도를 줄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도로 환경과 운전 방식에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단정하기보다, 그 지역의 규칙을 정확히 알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도로에서 제가 배운 것은 거창한 운전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먼저 확인하며, 서로의 순서를 존중하는 것.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재촉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신호등 없는 작은 골목에서 이 약속을 지키는 운전자들의 모습은 지금도 신기하고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 세부 교통법규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거주 지역의 최신 규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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